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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AI가 여는 기계설비 유지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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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설비의 유지관리는 오랫동안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인식되어 왔다. 특히 건물의 운영 현장에서는 관리자들의 오랜 경험이 곧 설비의 안전을 담보하는 핵심 자산이었다. 이들은 설비에서 얻은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분석하여 이상 상태를 발견하고, 심각한 고장이 발생하거나 가동이 중단되기 전에 조치를 취해왔다.
그러나 현대의 건물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문제는 복잡하고 다양한 설비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데이터를 정확하게 수집하기 힘들다는 점, 그리고 수집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평가하고 분석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작업자가 경험해보지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하거나 데이터를 조금이라도 잘못 해석할 경우, 잘못된 진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성도 늘 존재해왔다.
이러한 인간 주도 관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많은 기업이 꾸준한 노력과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이 있다. 바야흐로 인공지능의 확산이 건물 유지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머신러닝과 딥러닝, 설비 관리의 지능을 깨우다
오늘날 인공지능 기술의 핵심은 기계나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한다는 의미의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다. 특히 최근 각광받고 있는 딥러닝(Deep Learning)은 인간의 뇌를 형상화한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을 머신러닝에 적용한 기술로 컴퓨터가 인간의 사고 과정을 모방할 수 있게 해 준다. 이 두 기술의 가장 큰 차이점은 데이터의 특징을 추출하는 방식에 있다. 머신러닝은 일반적으로 사람이 직접 데이터의 특징을 추출하여 알고리즘에 입력해야 하므로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경우가 많고 모델의 해석이 비교적 용이하다. 반면 딥러닝은 데이터로부터 자동으로 특징을 추출한다. 이는 대량의 데이터를 통해 복잡한 패턴을 학습할 수 있는 강력한 능력을 제공하지만, 입력과 출력 사이의 관계를 명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블랙박스’와 같은 특성을 가지기도 한다. [그림1]

건물 유지관리 분야에서는 데이터의 양과 복잡성, 해석 가능성을 고려하여 이 두 가지 방법 중 적합한 기술을 선택하여 적용하고 있다.
시설 관리의 변화: 예방(Preventive)에서 예지(Predictive)로
기계설비 업무 전반에서 AI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설비 보전 관리 기법의 진화다. 과거에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수리하는 사후 보전(Breakdown Maintenance)이나 정해진 주기에 따라 점검하고 부품을 교체하는 시간 기준 정비인 예방 보전(Preventive Maintenance, TBM)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AI와 IoT 기술이 접목되면서 이제는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설비의 상태를 진단하고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는 예지 보전(Predictive Maintenance, CBM)으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예지 보전은 진단을 통한 결함 트렌드 분석이 주 업무이며, 온라인 상태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설비의 결함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단순히 고장을 막는 것을 넘어, AI 분석을 통해 최적의 유지보수 시점을 결정함으로써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설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시킨다. IoT 센서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AI로 분석하는 예지 보전 시스템은 건물 운영 비용 측면에서도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와 같이 건물 시설 관리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크게 세 단계로 진화해 왔으며, 현재는 데이터 기반의 예지 보전으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AI 기반 가상센서, 보이지 않는 곳을 감지하다
AI가 건물 유지관리에 적용되는 혁신적인 분야 중 하나는 ‘가상센서(Virtual Sensor)’ 기술이다. 물리적 센서를 설치할 수 없는 곳을 AI 기반의 가상센서로 대체함으로써, 경제적인 구축과 더불어 BAS의 관제점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가상센서 개발 방식 중 블랙박스(Black-box) 접근 방식은 물리적 프로세스에 대한 지식 없이 경험적 상관관계를 활용하는데, 여기에 인공신경망과 같은 AI 기법이 활용된다.
가상센서를 구현하는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정의된다. 첫째, 데이터를 수집하고 필터링하는 사전 처리 단계, 둘째, 적절한 모델을 선택하고 교육하는 단계, 마지막으로 센서를 구현하고 오류를 검증하는 단계이다. 이 모든 과정을 AI를 통해 구현함으로써 에너지 사용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이상 징후를 감지해 에너지 절감을 실현할 수 있다.
공간 최적화와 안전 관리까지, AI의 확장성
AI의 활용은 설비 자체의 유지관리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AI는 건물의 ‘보이지 않는 흐름’을 읽어낸다.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유동 인구 데이터를 분석해 건물 내 밀집도를 시각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혼잡 구역을 분산하거나 사무 공간을 재배치한다. 보안 분야에서의 AI 활용 역시 눈부시다. 과거의 CCTV가 사건 발생 후 증거를 찾는 사후 기록 장치였다면, AI 기반의 지능형 CCTV는 사건을 사전에 예방하는 파수꾼 역할을 한다. 얼굴 인식 기술을 통해 미등록 외부인의 출입을 실시간으로 차단함은 물론, 배회나 쓰러짐, 폭력 상황 등 특이 행동을 분석해 보안 요원에게 즉각 알린다.
이러한 지능형 분석은 보안 공백을 최소화하고 관리 인력의 효율성을 높인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안전 관리 분야에서 나타난다. 건물 곳곳에 설치된 IoT(사물인터넷) 센서는 화재, 가스 누출, 미세한 진동 등의 데이터를 24시간 수집한다.
AI는 이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단순한 오류와 실제 위기 상황을 초기에 판별해낸다. 지진 발생 시에도 건물 구조에 가해지는 충격을 실시간 분석해 대피 경로를 안내하거나 설비를 자동으로 차단함으로써 2차 피해를 막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까지 데이터로 읽어내는 AI가 건물의 ‘신경계’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맺음말
AI 기술의 발전은 산업 현장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기계설비 분야 역시 예외는 아니다. 건물설비의 효율적인 운영과 에너지 절감, 그리고 안전 확보를 위해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연구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흐름이 되었다.
앞으로는 인공신경망 기반의 머신러닝이나 딥러닝을 이용한 연구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는 가상센서의 활용과 예지 보전 시스템의 정착은 기계설비 유지관리의 정확도와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또한 AI의 확장성을 통해 건물을 단순히 머무는 공간이 아닌, 안전하고 스마트한 생태계로 만들기 위해 공간을 최적화하고 안전을 강화할 것이다. 이제 기계설비 엔지니어들은 AI라는 새로운 도구를 이해하고, 이를 현장에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더 스마트하고 안전한 건물 환경을 구축하는 데 앞장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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